[성철스님의 백일법문 99] 화엄종의 중도사상과 공유교철(空有交徹) 1967년 12월 26일법문

화엄종의 중도사상은 진공묘유와 공유교철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공유교철(空有交徹)이란 현수스님의 저서인[화엄유심법계기(華嚴遊心法界記)]에서 인용한 글로, 그 대체적인 의미는 앞에서 설명한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요지와 거의 같습니다. 다만 여기에서는 공유(空有)에 대해서 설명할 뿐만 아니라 어떤 방편으로서 그것에 들어갈 수 있는지 그 실증(實證)의 경계에 대해서 언급하는 점이 다릅니다.
공(空)과 유(有)는 상호 배척되는 것으로 함께 공존할 수 없는 개념입니다. 텅 빈 공이 있으면 유로 표현되는 존재가 사라지고, 반대로 유로 표현되는 존재가 있으면 텅 비었다는 공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존재의 실상을 보면 석정리 사람들처럼 적과 내가 뒤섞여 있습니다. 따사로운 봄볕에 피어난 한 송이 꽃은 현상적으로 보면 ‘꽃이라는 개체[有]’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꽃은 햇살, 봄비, 대지의 자양분 등 무수한 존재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피어날 수 있습니다. 꽃이라는 개체는 오로지 관계 속에서만 있음으로 눈앞에 있는 꽃이라는 개체는 공한 것입니다.
현수법장이 말하는 ‘공유교철’ 역시 ‘공과 유가 서로 걸림 없이 소통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공과 유는 서로를 배제하는 개념이지만 실상은 서로 소통하고 뒤죽박죽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즉 진실한 공유의 경계는 말로 표현할 수 없고, 마음으로 헤아릴 수 없다고 역설하니, 교가(敎家)에서 자주 설하는 공유무애(空有無碍)는 결코 이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공유교철의 이치를 깨닫게 되면 유를 보아도 유에 속박되지 않고, 공을 보아도 허무에 빠지지 않습니다. 이런 경지에 대해 법장은 “둥근 구슬[圓珠]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보듯 모든 견해에 구속받지 않으며, 자성의 바다를 마음[心端]에서 증득하여 사물 밖에서 한가하다[逍然物外].”고 표현했습니다.
법의 실상을 알고, 중도의 이치를 바로 보면 온갖 괴각(乖角)과 모난 견해들이 사라집니다. 법장은 그런 지혜를 ‘둥근 구슬’로 비유했다. 모나지 않고 걸림 없는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둥근 구슬이 걸림 없듯 갖가지 견해와 주장에 걸림이 없는[諸見不拘] 자유로운 인식을 갖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둥근 구슬은 모든 차별과 변견이 사라진 중도의 지혜를 상징합니다. 차별된 견해와 치우친 편견은 모난 것입니다. 그러나 중도의 눈으로 보면 그런 모서리가 모두 사라집니다. 우리가 추구할 마음의 상태는 바로 이 둥근 구슬처럼 온갖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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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의 백일법문 99] 화엄종의 중도사상과 공유교철(空有交徹) 1967년 12월 26일법문
백일법문 중권
제2장 화엄종의 중도사상
2. 진공묘유
4) 공유교철 .... 142
3. 법계삼관 .... 146
* 백련불교문화재단 sungchol.org/
* 성철선사상연구원 www.songchol.com/?skipintro=1

Пікірлер: 1

  • @itsjung1
    @itsjung17 күн бұры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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