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 농사일도 바쁜데 뭐 하러 공부를 합니까?
봄이 되면 진분홍 꽃잎으로 단장하는
황매산 아래 첫 동네 합천군 가회면 덕전마을
이곳은 산 속에 폭 안겨서 물 받아 놓은 논을 연못 삼아
위를 보나 아래를 보나 그림 같은 풍광에 눈을 뗄 수 없는 동네다.
마을은 요즘 눈 코 뜰 새가 없다.
어르신들은 호미 대신 연필을 쥐고 공부를 하느라 바쁘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일하랴 자식 키우랴
때를 놓친 공부는 백발성성한 어르신들을 붙잡고
밭 매러 가던 발걸음도 놔주질 않는다.
장에 가도 한글과 숫자를 모르니
집에 가는 버스 타기도 힘들었던 어르신들
평생의 한이 됐던 공부인지라
이제라도 책상 앞에 앉으니 남은 생애 여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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