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군상을 환상적 장치로 표현한 이탈로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 │6분 안에 듣는 고전문학 [6분 클래식]

Ойын-сауық

현대 문학의 3대 거장 중 하나로 꼽히는 이탈로 칼비노의 대표작
이탈로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을 6분 안에 뚝딱! 플레이🎵
00:00-05:53 줄거리 재구성 낭독
05:54-06:59 노태훈 문학평론가의 작품 소개
낭독 및 내레이션 │김성현 배우
평론 │노태훈 문학평론가
일러스트레이터 │이나헌 작가
📖 노태훈 평론가의 평론 ✏
이탈로 칼비노는 1923년 농학자인 아버지와 식물학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교감하면서 성장한 작가입니다. 동시에 1945년을 전후하여 2차 세계대전에서 레지스탕스로 참전한 경험을 시작으로 공산당 활동을 하게 되고 이러한 사회 인식이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조화를 이루면서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작가의 초기작 중 하나인 『반쪼가리 자작』(1952)은 이후 『나무 위의 남작』(1957), 『존재하지 않는 기사』(1959) 등과 함께 ‘우리의 선조들’ 3부작으로 묶이게 되는데요. 각각 선과 악 반쪽으로 나뉜 자작, 아버지의 권위로부터 도피해 나무 위에서 사는 남작, 의식만으로 존재하는 기사와 의식 없이 존재만 하는 기사 등 매우 독특한 인물들을 내세웁니다. 이탈로 칼비노가 ‘동화적’, ‘환상성’이라는 수식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쪼가리 자작』은 명문 테랄바 가문의 메다르도 자작이 터키와의 전쟁에 참여했다가 몸이 반쪽으로 나뉘게 되었다는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반쪼가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 자작은 온갖 생물들을 반쪽으로 훼손하면서 사소한 일로 주민들을 교수형에 처하는 폭군이 됩니다. 그러던 중 그의 나머지 반쪽이 마을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 반쪽은 선행과 자비를 ‘지나칠 정도’로 베풉니다. 결국 두 반쪽은 한 여인을 차지하기 위해 모략과 결투를 벌이게 되고 동시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둘은 다시 의사에 의해 하나로 합쳐집니다. 이후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온전한’ 인간이 된 자작은 나름대로 현명하고 올바르게 남은 생을 살아갑니다.
이 소설의 주제는 아마도 ‘모든 인간은 완전하면서도 완전하지 않다’ 정도로 정리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우리는 온전한 하나의 인간으로 존재하지만 누구도 완벽하게 선하거나 악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오로지 악함으로 일관하는 태도만큼이나 선함만을 추구하는 방식 역시 여러 갈등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칼비노는 이러한 인간의 양면성, 이중성에 대해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인물들을 천천히 한 번 떠올려 보시죠. 유모인 세바시티아나가 보여주는 자작에 대한 애증, 영국인 의사 트렐로니가 드러내는 무책임한 순수함, 장인 피에트로키오도가 그 뛰어난 실력으로 만들어내는 고문, 살인 도구들, 또 삶을 탕진하는 문둥이들, 종교를 맹신하는 위그노교도들, 자작을 두려워하면서도 안락함을 기대하는 파멜라 등은 우리 모두가 가진 내면의 복합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 소설의 화자이자 자작의 조카인 ‘나’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빠져 끝내 고향을 떠나지 못하는 마지막 장면은 늘 모험을 꿈꾸지만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우리들의 모습이자 소설이라는 장르의 본질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탈로 칼비노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사실적 재현이 아니라 환상적 장치로 표현한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일 것입니다. 더 이상 하나의 가치나 이념으로 삶을 영위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시대적 현실을 비현실의 눈으로 바라볼 때 오히려 우리가 깨닫게 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이탈로 칼비노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보이지 않는 도시들』(1972)일 텐데요. 그는 20세기 작가 중 현재 국내에 ‘전집’이 발간되어 있는 몇 되지 않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소설을 통해서라야만 경험해볼 수 있는 환상의 세계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칼비노의 작품을 매우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탈로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을 교보문고에서
bit.ly/3kWbQvC
#6분클래식 #이탈로칼비노 #반쪼가리자작 #환상문학 #이탈리아문학 #교보문고

Пікірлер: 6

  • @missy4517
    @missy45172 жыл бұрын

    인간의 양면성을 잘나타낸 그림이 와닿아요 잘봤습니다

  • @user-tr3pn8mj4e
    @user-tr3pn8mj4e2 жыл бұрын

    오늘 난 왼쪽 사람으로 살았을까? 아니면 오른쪽 사람으로 살았을까? 그리고 사람들은 나의 어느 쪽 사람을 그래도 덜 싫어할까? 자아성찰을 하도록 하는 작품 같아요.

  • @yolla1214
    @yolla12142 жыл бұрын

    자작의 나쁜 반쪽에서 조금 쓸쓸함이 느껴지네요 우리가 늘 지니고 있으나 아닌척 외면해오는 단면을 잘 비춰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아요

  • @user-gr8yd5om6w
    @user-gr8yd5om6w2 жыл бұрын

    카드로 표현한 선과 악 결투장면이 인상적이네요~~

  • @deutschlandfahrradtour1031
    @deutschlandfahrradtour10312 жыл бұрын

    오 이번편은 스토리가 뭔가 낯익어서 찾아보니 집에 제가 갖고 있는 작품이네요 그래서 더 반갑고 쓰여진 그림 작화에 맞춰 스토리가 쏙쏙 잘 들어옵니다 성우님 목소리도 맛깔나게 좋고 그림 그리는분이 실력이 상당하시네요 매번 즐겁게 잘보고 있습니다 다음편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 @kyle1580
    @kyle15806 ай бұрын

    우리는 우리를 진실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가.

Келес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