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장 들어라

무문관 제 21칙, 운문시궐(雲門屎橛)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운문에게 어떤 승려가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이에 운문이 말했다.
“마른 똥막대기니라”
***
선사로 이름을 알리기 전, 덕산(德山)스님은 대강백이었습니다. ‘주금강(周金剛)’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금강경의 교리 연구에 도통한 강백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남방에서 마음을 곧장 깨친다는 선종이 융성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난 뒤, 덕산스님은 자신의 탄탄한 교학적 실력을 바탕으로 남종 선사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걸망에 자신이 지은 『금강경청룡소초(金剛經靑龍疏鈔)』를 넣고 남쪽으로 향하던 중, 덕산스님은 어느 마을 입구에서 떡을 파는 노파를 만나 물었습니다.
“그 떡 하나에 얼마요?”
그러자 노파는 대답 대신 덕산스님에게 다른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 그 걸망 속에 든 것이 뭡니까?”
“내가 일생토록 금강경을 철저히 연구하여 낱낱의 해석을 담은 『금강경청룡소초(金剛經靑龍疏鈔)』요.”
그러자 노파가 말했습니다.
“그럼 스님, 제가 이런 제안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만약 『금강경(金剛經)』에 관한 제 질문에 대답해 주신다면 떡을 그냥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대답을 못하신다면 저에게 떡은 얻어드실 수 없습니다. 『금강경』에 보면 ‘과거의 마음은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過去心不可得 現在心不可得 未來心不可得)’고 했는데, 과연 스님께선 어떤 마음에 점(點)을 찍어 점심(點心)을 드실려고 하시는지요?”
이에 덕산스님은 말문이 꽉 막혀버렸습니다다. 『금강경』을 통달했다고 자신만만해 있었건만, 정작 노파의 물음에 단 한마디도 내놓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점심을 지나 떡도 얻어먹지 못하고 자괴감에 든 덕산스님은 노파에게 물어 근처에 계시는 용담 스님을 찾아가게 됩니다. 절에 도착한 덕산스님은 용담스님을 만나 이런 인사를 건넸습니다.
“용담(龍潭)이라고 해서 찾아왔는데 막상 와보니 용(龍)도 없고 못(潭)도 보이질 않습니다.”
이에 용담 스님은 빙그레 웃으며 화답했습니다.
“그대가 제대로 용담에 왔구만.”
이후 덕산스님은 혼자 살고 계시는 용담스님을 시봉하며 여러 법문을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이 되어 용담스님이 물었습니다.
“어째서 돌아가지 않는가?”
“밖이 어두워 보이질 않습니다.”
이에 용담스님은 덕산스님에게 호롱불을 켜서 건네주었습니다. 그러나 덕산스님이 그 호롱불을 받으려는 순간 입으로 ‘훅’하고 불어 호롱불을 꺼버렸습니다. 그 순간, 덕산스님은 깨우침을 얻게 되었습니다. 난데없이 덕산스님이 절을 올리자 용담스님이 물었습니다.
“그대는 무슨 도리를 보았길래 지금 절을 올리는가?”
“지금부터는 절대로 천하 노화상들의 말씀을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 덕산스님은 자신이 평생을 공들여 지은 『금강경청룡소초』를 불태우고 난 뒤, 이러한 게송 하나를 남겼습니다.
‘모든 현변(玄辯)을 다하여도 마치 터럭 하나를 허공에 둔 것 같고,
세상의 추기(樞機)를 다한다 하여도 한 방울 물을 큰 바다에 던진 것 같다.’
#선불교 #깨달음 #견성

Пікірлер: 40

  • @user-bi5lv3gw2e
    @user-bi5lv3gw2e5 ай бұрын

    감사합니다

  • @user-ps3ws9mm2n
    @user-ps3ws9mm2n Жыл бұрын

    🙏🙏🙏감사합니다

  • @user-tt8gb2lu1j
    @user-tt8gb2lu1j2 жыл бұрын

    圓帝스님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 🙏 🙏

  • @user-go5jw4io4i
    @user-go5jw4io4i2 жыл бұрын

    스님 감사합니다.

  • @user-ub2ho5zv8x
    @user-ub2ho5zv8x2 жыл бұрын

    안녕하세요 🍒원제 스님 🙏 고맙습니다 💗

  • @user-gf6kk6hw6o
    @user-gf6kk6hw6o9 ай бұрын

    스님은 참으로 크고 넓고 깊게 보십니다👍 스님을 알아본 제 안목에 칭찬해 봅니다^^ 경허스님에대해 준비하신 내용이 많이 궁금합니다.^^ 쇼츠로 다시 원본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 @miaechun1383
    @miaechun13832 жыл бұрын

    감사합니다 🙏🌺🙏

  • @user-zk2do8hs1q
    @user-zk2do8hs1q2 жыл бұрын

    고맙습니다 스님~

  • @user-nh3of2gy6n
    @user-nh3of2gy6n2 жыл бұрын

    늘 좋은 법문 감사합니다~🙏🙏🙏

  • @user-jo7rm6lw1e
    @user-jo7rm6lw1e2 жыл бұрын

    원대한 공부 목적에 노력은 나름했습니다. 어떻게라는 고민중 스님 법문 만나 너무 시원합니다. 원제스님 감사합니다 👍👍🙏🙏🙏

  • @monkwonje

    @monkwonje

    2 жыл бұрын

    넵 잘 인연 맺으면 좋겠습니다~

  • @user-tf5hz1en9x
    @user-tf5hz1en9x2 жыл бұрын

    감사 합니다. 훌륭한 법문을 감명 깊게 잘 들었습니다. 선문답은 인연에 따른 철저 하고 생생한 현장 체험 학습인거 같습니다.

  • @instant3303
    @instant33032 жыл бұрын

    🙏🙏🙏💕

  • @user-fx7me4li8j
    @user-fx7me4li8j2 жыл бұрын

    원제스님 감사합니다 산처럼 가자.🙏🙏🙏

  • @user-si1hg3ip4m
    @user-si1hg3ip4m2 жыл бұрын

    '내가 실체없음으로 돌아가, 실체없음이 실체없음을 만나는것.' 영상을 여러번 들으면서 이 부분을 들을 때마다 이유없이 눈물이 나려합니다. 실체로서의 내가 깨닫고 싶어하고 내가 생사해탈하고 싶어했음을, 이 나가 실체없음으로 돌아가야함을 알게 해주십니다. 법문을 들으면서 감흥을 받고 부끄러워도 하고 발심도 했지만, 오늘은 이러한 나도 전체에서 들어난 내용물로 보게됩니다. 스님께 많이 감사합니다.🙏🙏🙏

  • @monkwonje

    @monkwonje

    2 жыл бұрын

    🙏🙏🙏

  • @user-yv8nl3tv4w
    @user-yv8nl3tv4w2 жыл бұрын

    중생교화를 위해 넓은 마음으로 펼쳐주시는 자비법문🙏 호방한 법문🙏 감사합니다~ 💐💐💐 전 근기가 낮아 생각의 비움을위해 단계적으로 채우는 공부합니다 🙏 배움이 즐겁습니다~^^

  • @user-ch7qy9db4c
    @user-ch7qy9db4c2 жыл бұрын

    원제스님 🙏 🙏 🙏

  • @user-pz2ez6vb2k
    @user-pz2ez6vb2k2 жыл бұрын

    자신을 살필수 있는 귀중한 법문입니다 고맙습니다~~^^

  • @user-do7qs1rb6c
    @user-do7qs1rb6c2 жыл бұрын

    " 확~ 트이게" 동감합니다^^🌳

  • @myeonggong
    @myeonggong2 жыл бұрын

    🙏🙏🙏

  • @user-rc2ji6vo5v
    @user-rc2ji6vo5v2 жыл бұрын

    에 갇혀 살지 말자. 살자. 스님🙏🙏🙏 감사합니다🙏🙏🙏

  • @user-es6ew8sp7l
    @user-es6ew8sp7l Жыл бұрын

    산처럼 살자.. 감사합니다 스님🙏

  • @user-pi5ue5zr2p
    @user-pi5ue5zr2p2 жыл бұрын

    저는 인연따라 일어나요 상대방의 행동이나 말 듣거나 보거나 할때 바로 따라가요`` 꾸준히 연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skysong9588
    @skysong95882 жыл бұрын

    감사합니다! ()()()

  • @user-pf4zm3lg9r
    @user-pf4zm3lg9r2 жыл бұрын

    시시비비를 뛰어넘겠읍니다. 감사드립니다.

  • @user-vr7fl8gn8h
    @user-vr7fl8gn8h2 жыл бұрын

    감사드립니다

  • @user-pd8vh2wo2v
    @user-pd8vh2wo2v2 жыл бұрын

    🙏 🙏 🙏

  • @user-je7us6kc8v
    @user-je7us6kc8v2 жыл бұрын

    원제스님 ^^ 지혜의 눈으로 이치를 볼때 괴로움을 싫어하는 생각이 일어난다 그것이 맑음에 이르는 길이다 독자가 매일 즐기는 자유ㅎ 화두 멍상 좌선 생각 만족 깨달음의 어둠 이렇게나 관심가는곳 낙가암이란 특별한 나만의 공간이 가슴에 날숨이 인연의 끈이 많은 갈망을 씻기네요 그냥 못지나가지요!

  • @user-hm7zp2lm7b
    @user-hm7zp2lm7b2 жыл бұрын

    🙏🙏🙏 감사합니다

  • @user-ik9jq7bj2k
    @user-ik9jq7bj2k2 жыл бұрын

    감사합니다🙏🙏🙏

  • @user-sr1kb1xp2r
    @user-sr1kb1xp2r2 жыл бұрын

    재밋어요 감사합니다

  • @user-zx7wy6uo2k
    @user-zx7wy6uo2k2 жыл бұрын

    공부 깊은스님들의 많은 외부활동이 은근히 속으로 이런저런 걱정될때가 많아요. 시간에 쫓기는 삶 되시어 귀한법문 허술해질까봐.

  • @user-zl1pg1ci2b
    @user-zl1pg1ci2b2 жыл бұрын

    집을 짓는데 단계가 있듯이 수행 또한 단계가 있어 한단계마다 과정을 알아차리고 나를 볼수 있다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 @user-fz5mp9jb1c
    @user-fz5mp9jb1c2 жыл бұрын

    나를 향한 관세음보살

  • @user-zx7wy6uo2k
    @user-zx7wy6uo2k2 жыл бұрын

    생각놀음에 놀아나지 않는 즐거움.

  • @user-zh5sy1zs8h
    @user-zh5sy1zs8h2 жыл бұрын

    훅~ 횃불을 꺼 밝혀주신 스승의 가르침 잘 들었습니다. 오직 지금여기, 다만 할 뿐~!!! 곧장, 커피 한 잔 하러 갑니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 🙏 🙏 🙏 💐

  • @user-pb5ze9sm9i
    @user-pb5ze9sm9i2 жыл бұрын

    요즘은 영상을 자주 찍으시네요? 심경에 무슨 변화라도 생기셨는지...ㅋ 이제 여기 방송은 고정된 실체가 없나 봅니다~ 저는 무슨 목적으로 수행을 하고 있을까요? 성경책 보면서 중도를 깨달았는데...그 뒤로 좌선한지 5년째...맨땅에 해딩하는 느낌?? 수행체험을 타인으로부터 확인했을 때가 잴 반가웠고..ㅎ 그 막막함이, 맨땅이 결국 진리로 드러나게 될때..그게 아주 반갑더라구요.^^ 저저번인가 진리는 간화선만으로 오지 않는다. 다양하게 올수 있다는 그 열린 안목의 법문처럼.. 성경책 보면서 깨달을 수도 있거든요ㅠ? 비록 동서양의 차이가 엄청 다르긴 하지만.. 서양은 너무 동적이고 현실적이고 한마디로 피터지는 실체라고 해야 되나...넘 무섭져^^ 진짜 간화선처럼 화두만 있음 되는 정적이고 깔끔한, 그런게 어디 있을까 싶어요. 진짜 대단한 禪 !! 깔끔, 멋스러움!! 그 노파랑, 용담스님은 어찌 그리도 멋스러울 수가 있는지...덕산스님의 용,못 보이지 않습니다. 그대가 용담에 제대로 찾아왓구만~ 그 뒤에 덕산 스님이 확연히 열렸다면.. 뭐라고 법거량을 하셨을까요?? 계속 법거량을 하면 제 3자가 볼때 동문서답만 하는 것 같고 매일 소리는 듣고 보고 그러는데 그게 계속되는 삶에서 식상해지고 무뎌질수 있지 않을까요? 탁! 죽비소리, 맞는것 등등... 덕산스님은 금강경의 믿음이 노파로부터 깨지고 횃불을 의지했던 그 믿음도 깨지고 남는건 뭐였을까 싶어지네요. (이런 해석 하지말고 ...ㅋ) 곧장~~~^^ 그래도 산처럼 살자고 너도 옳다고 하시는 그게 열려있는 마음이고 그게 진리의 모습이니까 모두 옳다고 해도 맞겠지요, 아마도 이런 목적으루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위한 수행을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요😄🙏

  • @monkwonje

    @monkwonje

    2 жыл бұрын

    안거 들어와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일주일에 두개씩 영상 올리기로 했네요. ㅎㅎ

  • @user-pb5ze9sm9i

    @user-pb5ze9sm9i

    2 жыл бұрын

    @@monkwonje 네~~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