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권유적 진술, 관행적 시점과 비관행적 시점, 구어체와 문어체의 진술상의 특징

#시낭송 #현대시 #시쓰기
A)
靑坡여 더 푸르러러라 / 조태일
靑坡여,
북적북적 왁작왁작 왁자지껄
눈이 시리도록
청파여
가슴이 시리도록
더 푸르러라 더 푸르러라
청파 언론이여.
푸르지 않는 나무 꽃도 못 피우나니
푸르지 않는 이파리
때가 되어도 단풍을 못 들이나니
청파여
북적북적 왁작왁작 왁자지껄
더 푸르러라 더 푸르러라
청파 언론이여 청파 가시내들이여.
[……]
오늘 하늘이 조금 궂은들 어떠리
궂은 하늘 아니면 천둥소리 못 내고
궂은 구름 아니면 번개도 못 치고
단비도 뿌리지 못하나니
푸른 잎새 적시지 못하나니
청파여,
청파 언론이여,
청파 꽃봉오리여,
긴긴 세월 목마름으로 버틴 지혜로
궂은 하늘, 궂은 구름 열어 젖히고
그 너머 영원한 하늘 우러러
더 푸르러 더 푸르러라
청파의 심장이여!
젊음이여!
조태일, 『가거도』, 창작과비평사, 1983
///
A)
화살 / 고은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
우리 모두 숨 끊고 활시위를 떠나자
몇십 년 동안 가진 것
몇십 년 동안 누린 것
몇십 년 동안 쌓은 것
행복이라던가
뭣이라던가
그런 것 다 넝마로 버리고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이 소리친다
허공을 뚫고
온몸으로 가자
저 캄캄한 대낮 과녁이 달려온다
이윽고 과녁이 피 뿜으며 쓰러질 때
단 한 번
우리 모두 화살로 피를 흘리자
돌아오지 말자
돌아오지 말자
오 화살 조국의 화살이여 전사여 영령이여
고은, 『나의 파도소리』, 나남, 1987
///
B) 가을의 書 / 강은교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여자를
보아라
종이처럼 그 女子 오늘 구겨짐을
보아라
구겨지며 늘 비 흐름을
비 흐르며 그 女子 길 밖으로 떠나감을
보아라
모든 길 밖에 흐르는 길동무들을
보아라
언제나 싸우고 있는 길의 밤꿈을
보아라
正午엔 많은 바람으로 펄럭이다가
사라지는 그 女子의 꿈 속
모든 가을 길은 멀어서
마지막엔 그대도 보이지 않는 걸
보아라
강은교, 『순례자의 꿈』, 나남, 1988
///
긁어보기 / ◯◯◯
머리를 안 감았으면
그냥 긁죠.
모기에게 물려도
긁어요.
엄마는 아빠에게 바가지를 긁고
술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려면
혀를 긁어요.
달을 그냥 보기가 답답하면
긁어서 구멍을 내요.
긁어요.
자꾸.
긁다가 긁다가 긁히지 않을 때까지
하루종일.
껍데기는 아깝지 않아요.
단단하고 센 알맹이만 남기고
모두 긁어버려야 해요.
긁으면
당신의 심장이 보여요.
당신의 피가 보여요.
피 속에 출렁이는 사랑도.
어때요, 긁어보니 시원하지 않은가요?
///
껍데기 벗기기 / 모범 개작
껍데기를 벗기세요, 계속해서
벗길 것이 없을 때까지
남아 있는 것이 없을 때까지
껍데기는 껍데기에게 주고
껍데기의 세계는 껍데기에게
단단하고 센 알맹이만 남기고
알맹이의 심장이 보일 때까지
심장이 뛰고 피가 뛰는 모습이 보일 때까지
피 속의 출렁이는 사랑이 보일 때까지
출처 : 오규원, [현대시작법]

Пікірлер: 2

  • @user-gi1zc9tg7l
    @user-gi1zc9tg7l17 күн бұрын

    맞춤법도 배우고 잘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사님 좋은날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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