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발견 [자연, 그 원형을 만나다 - 강원 삼척]
1. 동해바다열차를 타고.. - 삼척해변, 갈남항
강릉과 삼척의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바다열차를 타고 출발하는 로맨틱한 삼척여행. 전 좌석이 해안을 구경할 수 있게 설계된 의자에 앉아 산책하듯 삼척해변의 정취를 고스란히 만끽해본다. 해안선을 따라 자연스레 발길이 머무는 삼척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마을 갈남항. 시리도록 투명한 에메랄드 빛 바닷물 위에 기이하게 수놓아진 바위섬들, 그리고 갈남항에서 손을 뻗으면 잡힐 듯 가까이 있는 바위섬 월미도는 갈매기의 천국이라 불리며 삼척의 숨은 비경 중 하나로 꼽힌다. 몇 십 년 전만해도 청정바다 제주도에까지 해산물의 보고로 소문나 수백 명의 제주해녀들이 이주했을 정도로 맑고 깨끗한 바다! 행운이 깃들어 잔잔한 바람이 부는 날에는 뗏목을 타고 바위섬 사이를 누비며 옛 방식 그대로 고기를 잡고, 다양한 해산물을 채취하는 마을 주민들과 해녀들을 만나본다.
2. 막장정신은 살아있다! - 삼척탄전과 도계 유리마을
한국 산업사의 중요한 이정표인 삼척탄전. 전국 석탄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탄광으로 우리나라 탄광역사를 꿰고 있는 곳이다. 인차로 한 시간을 넘게 달려야 채탄지에 도달하고, 실제 갱도 거리만도 3400m, 수직구로만 약 1Km 가까이 내려가야 하는 이곳은 세월의 흐름 따라 더욱 깊어지고 있다. 35~6도가 넘나드는 뜨거운 작업현장에서도 가족의 희망을 위해 ‘막장정신’으로 버텼던 광부의 삶과 터전을 들여다보고, 3억 년 간 잠자던 폐석의 가치를 재발견해 친자연주의 유리를 생산하는 삼척탄전의 새로운 얼굴 도계 유리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실용적인 유리공예를 직접 배워보자.
3. 1억 5천만년의 시간이 빚어낸 자연의 선물 - 통리협곡
38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찻길과 강, 철로가 겹치는 숨은 절경, 통리협곡이 나온다.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이 협곡은 붉은 빛이 감돌아 구름이나 안개 낀 날이 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협곡 바로 위 지점에서 시작되는 미인폭포에는 절세의 미인의 전설이 깃들어 웅장한 장관을 더하는데! 1억 5천만 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자연이 정교하게 세공해 놓은 보석, 통리협곡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보자.
4. 천년의 금강송숲과 너와집, 불술
아름다운 천년의 명품 숲길이라 칭송받아 마땅한 준경묘 금강송 길. 이 곳 금강송 길을 걷다보면 나라의 어명을 받들어 벌채돼 숭례문 복원에 쓰인 금강송 밑동을 볼 수 있다. 사명을 다하고 그 흔적을 남긴 금강송 밑동에서 자연과 화합을 이루는 민속 전통의 뜻을 알아본다. 뚫린 지붕 구멍 사이로 하늘이 내려오는 너와집을 지키는 산골 오지의 신리 너와마을. 그 너와집에 둘러앉아 “싸시랭이”를 하는 할아버지들의 흥겨운 흘림소리가 들려오는데...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순박한 신리 너와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해발 800미터의 청정수를 담아 만들어낸 기쁨, 삼척의 전통주 ‘불술’자연수와 오랜 시간 정성을 더해 완성되는 불술은 왕겨를 태워 술항아리를 덥혀 발효시키는 특이한 방법으로 빚어지는데...쌀이 귀한 산간지역에서 매서운 시집살이를 견뎌야 했던 삼척 여인들의 지혜와 오직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빚는 청정토속주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5. 5억년의 공존, 대이리동굴지대
산골짜기마다 동굴이 있다는 말에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삼척에는 모두 82개의 동굴이 산재해 있다. 그 중 깎아지른 산 중턱에 자리해 국내 유일하게 은하열차라 불리는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가는 동굴 대금굴에는 5억년 동안 늙지 않고 성장하는 미래와 세월이 공존한다. 근원지를 알 수 없는 동굴수가 흘러 장관을 이루는 이 물의 궁전에는 영겁의 시간을 고고한 자태로 흘러내린 8m의 높이의 비룡폭포가 걸음을 멈추고, 백두산 천지를 닮은 천지연의 비취빛 맑은 물은 어둠을 간직한 동굴에서도 그 속내를 훤히 드러내 보이는데...천지연 깊은 물 건너편에는 끝을 알 수 없는 미지의 검은 동공이 보인다! 이 미지의 세계를 들여다 볼쯤엔 속세의 번뇌는 잠시 잊고, 동굴 속 수억 년의 기억의 문을 여는 탐험가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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